2026.05.17 (일)

  • 맑음동두천 13.0℃
  • 맑음강릉 21.6℃
  • 맑음서울 16.2℃
  • 맑음대전 14.7℃
  • 맑음대구 16.3℃
  • 맑음울산 17.8℃
  • 맑음광주 16.0℃
  • 맑음부산 18.5℃
  • 맑음고창 12.5℃
  • 맑음제주 17.7℃
  • 맑음강화 13.0℃
  • 맑음보은 11.8℃
  • 맑음금산 13.0℃
  • 맑음강진군 12.9℃
  • 맑음경주시 13.3℃
  • 맑음거제 14.8℃
기상청 제공

우주·항공

[우주칼럼] "명왕성만의 특권이 아니었다"… 해왕성 너머 500km 얼음 소천체에서 ‘유령 대기’ 포착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태양계의 먼 외곽을 도는 작고 차디찬 천체가 얼음 소천체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뒤흔들었다. 천문학자들이 해왕성 너머에 위치한 지름 약 500킬로미터의 천체 (612533) 2002 XV93 주변에서 희박한 대기를 확인한 것. 이로써 이 천체는 명왕성에 이어, 카이퍼 벨트에서 대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두 번째 천체가 됐다.

 

The Jerusalem Post, VEJA, La Vanguardia에 따르면, 일본 국립천문대(NAOJ) 연구진이 해왕성 궤도 바깥을 도는 소천체 ‘(612533) 2002 XV93’ 주변에서 지구 대기의 최대 1,000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희박한 대기층을 검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보고한 것이다.

 

지름 500km 소천체, 태양계 최소 ‘대기 보유 천체’ 후보


2002 XV93은 태양과의 거리가 지구–태양 거리의 약 40배에 이르는 카이퍼 벨트 영역에서 공전하는 해왕성 너머 천체(TNO)로, 명왕성과 같은 3:2 공명 궤도를 도는 ‘플루티노(plutino)’로 분류된다. 직경은 약 500km로, 지름 2,377km인 명왕성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작은 천체다.

 

그동안 이 영역에서 중력으로 유지되는 대기가 확인된 천체는 왜소행성 명왕성이 사실상 유일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대기는 크고 무거운 천체의 전유물”이라는 통념을 정면으로 뒤흔드는 발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천문학자들 역시 “지름 수백 km급 소형 TNO에서 대기 유지 증거가 나온 것은 선례가 거의 없다”며, 2002 XV93을 태양계에서 알려진 최소 규모의 ‘대기 보유 천체’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 다만 정확한 질량과 밀도가 아직 제한적인 관측에 기반하고 있어, 향후 추가 자료에 따라 중력·대기 탈출 모델이 정교하게 수정될 여지는 남아 있다.

 

항성 엄폐에서 포착된 ‘유령 같은’ 대기


이번 발견의 출발점은 2024년 1월 10일 일본 세 지역에서 동시 관측된 항성 엄폐(stellar occultation)였다. 2002 XV93이 배경의 별 앞을 지나가면서 별빛을 가리는 이 사건을 위해, NAOJ 팀은 일본 내 세 곳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빛의 밝기 변화를 초고감도로 추적했다.

 

일반적으로 대기가 없는 소천체라면 별빛은 천체의 가장자리에서 ‘뚝’ 끊겼다가 다시 급격히 밝아지지만, 관측 결과 별빛은 몇 초에 걸쳐 서서히 어두워졌다가 다시 완만하게 회복되는 곡선을 그렸다. 연구진은 이 신호가 별빛이 천체 주변의 얇은 기체층을 통과하며 굴절·산란된 결과라는 점을 정량 분석을 통해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NAOJ가 배포한 공식 자료와 해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2002 XV93의 대기 밀도는 지구 대기의 약 500만~1,000만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미 희박하기로 유명한 명왕성 대기보다도 50~100배나 더 얇은 ‘초박막 대기’에 해당한다. 성분은 메탄(CH₄), 질소(N₂), 일산화탄소(CO) 가운데 하나 혹은 혼합일 가능성이 크지만, 스펙트럼 신호가 워낙 미약해 아직 특정 분자를 결정적으로 지목할 정도의 데이터는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확실하지 않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수백~수천 년이면 사라질 대기, 기원은 ‘충돌 vs 빙화산’


중력이 약한 소형 천체에서 이렇게 희박한 기체층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짧다. 연구팀의 수치 모델링에 따르면, 2002 XV93가 유지할 수 있는 대기는 길게 잡아도 수백 년에서 많아야 약 1,000년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질학·천문학적 시간 척도에서 보면 사실상 “순간적 사건”에 가까운 기간이어서, 지금 관측되는 대기가 일종의 ‘일시적(탄젠트) 대기’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제임스 웹도 못 본 얼음, 더 깊어진 수수께끼


NASA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이미 2002 XV93의 표면 조성을 탐색했지만, 현재까지는 질소나 일산화탄소 등 쉽게 승화해 대기를 만들 수 있는 휘발성 얼음의 뚜렷한 스펙트럼 신호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명왕성처럼 표면 얼음이 태양빛을 받아 기체로 승화하는 ‘고전적 메커니즘’만으로는 이번 대기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어서, 대기 기원에 대한 수수께끼를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아리마쓰 박사팀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대기가 빠르게 소멸하는 양상이 포착되면 충돌 기원 가능성이 커질 것이고, 반대로 대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계절에 따른 주기적 변동이 관측되면 내부 빙화산 활동을 지지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2002 XV93는 단일 천체 연구를 넘어, 태양계 형성 초기 잔해로 남은 해왕성 너머 천체들의 열·지질 진화를 검증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것으로 과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17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자동차 왕국' 메르세데스-벤츠도 방산으로 눈 돌린다…“사업성 맞으면 방산 진출”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올라 칼레니우스 CEO는 5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사업적으로 타당하다면 방산 생산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며 민간 완성차 기업의 군수 생산 참여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그는 “세계는 더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 되었고, 유럽이 방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우리가 여기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방산 관련 사업 비중에 대해선 “자동차 생산에 비하면 소규모에 그칠 것”이라며 “다만 실적에 기여할 수 있는 ‘성장하는 틈새 시장(growing niche)’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방산 생산 참여 의향을 공개한 것은, 전기차 수요 둔화·중국발 경쟁 심화로 궁지에 몰린 유럽 자동차 산업이 ‘안보 수요’라는 새로운 축을 향해 방향타를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칼레니우스의 이 발언은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내 생산 네트워크 재조정과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와중에 나왔다. 벤츠는 전기차(EV) 수요 둔화와 비용 부담에 대응해 2027년까지 독일 내 생산능력을 축소하고 일부를 해외로 이

[내궁내정] 왜 핵잠수함의 위치는 노출되면 안될까…美 국방부, 위치 공개한 진짜 이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미국 국방부가 ‘최후의 핵 억지력’으로 불리는 전략핵잠수함의 위치를 스스로 공개하는 이례적 조치를 단행했다. 이란과의 종전·휴전 협상이 사실상 좌초 국면으로 접어든 시점에 맞춰 핵잠수함 USS 알래스카(SSBN-732)의 지브롤터 입항을 발표한 것으로, 전통적인 핵 억지 교리에서 벗어난 공개적 과시라는 점에서 그 의도와 파장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휴전 협상이 결렬되는 가운데 이란을 향해 계산된 압박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왜 핵잠수함은 ‘보이지 않아야’ 하는가 미국의 핵전력은 지상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그리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으로 구성된 이른바 ‘핵 3축

[우주칼럼] “분자의 숨은 패턴이 외계 생명을 가른다”…화성·유로파 겨냥한 새 통계기법, 생명탐사 게임체인저 될까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지구 밖 생명 탐색의 패러다임이 ‘어떤 분자가 있느냐’에서 ‘그 분자가 어떻게 배열됐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2026년 5월 11일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실린 기디언 요페(Gideon Yoffe)·파비안 클레너(Fabian Klenner) 연구팀의 논문은 아미노산·지방산의 분포 패턴을 통계적으로 읽어 외계 생명 가능성을 가려내는 새로운 ‘무기’를 제시했다. 이 방법은 이미 수집된 데이터에 적용할 수 있고, 화성·유로파·엔켈라두스 탐사 임무에 탑재된 저정밀 기기만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크다. 생태학에서 가져온 ‘풍부도·균등도’로 분자를 읽다 연구팀은 생태학에서 종(種) 다양성을 측정할 때 쓰는 두 개념, 즉 ‘풍부도(richness, 몇 종이 있는가)’와 ‘균등도(evenness, 각 종이 얼마나 고르게 분포하는가)’를 그대로 분자 세계에 가져왔다. 약 100개에 달하는 기존 데이터셋을 모아, 미생물·토양·현생 생물 샘플부터 화석, 운석, 소행성, 실험실 합성 샘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원을 지닌 시료에 포함된 아미노산·지방산 분포를 정량적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는 뚜렷했다. 생물학적

[우주칼럼] 노르웨이, '간첩혐의' 중국 여성 체포가 의미하는 것?…북극권 우주데이터 노린 ‘위장회사 작전’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노르웨이 안도야 우주공항 인근에서 민감한 위성 데이터를 노린 중국 국적 여성의 ‘현장 공작’이 적발·체포되면서, 북극·우주·인프라를 둘러싼 중·러의 복합 정보전 양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럽 우주거점과 극지 군사·감시체계가 정면으로 겨냥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 개별 간첩 사건이 아니라 ‘장비-토지-위장회사’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장기 침투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안도야 우주공항 겨냥한 ‘수신기 공작’ AFP, Livedoor News, Star Tribune에 따르면, 노르웨이 경찰보안국(PST)은 5월 7일(현지시간), 북극권 안도야(Andøya) 섬 등 두 곳을 압수수색하고 중국 국적 여성을 “국가 기밀을 겨냥한 중대한 정보 활동” 혐의로 체포했다. 수사당국은 이 여성이 극궤도 위성에서 노르웨이의 민감한 위성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수신기를 설치하려 했다고 밝혔다. 안도야 섬에는 유럽의 우주 발사 인프라인 ‘안도야 우주공항(Andøya Spaceport)’과 로켓 발사 및 시험장이 위치해 있으며, 유럽의 상업·군사 위성 발사와 극지 감시 역량 확충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PST는 해당 공작이 노르웨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