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SK하이닉스가 5월 4일 주가 140만 90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000조원을 넘어선 한국 기업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9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종가 128만 6000원 대비 9.64% 상승한 141만원에 거래됐으며, 이는 불과 사흘 전인 4월 28일 130만원을 돌파한 이후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간 결과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대비 12.52%급등한 144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8.12포인트(5.12%) 급등한 6936.99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6900선을 돌파했다.
AI 메모리 독점과 역대급 실적
SK하이닉스의 폭발적 성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압도적 지배력에 기반한다. 회사는 지난 4월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적에서 매출 52조 5763억원, 영업이익 37조 6103억원, 영업이익률 7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약 2배 증가한 것이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405.5% 급증한 수치다.
특히 72%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의 58%는 물론 대만 TSMC의 1분기 영업이익률 58.1%마저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과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급증한 결과로 분석된다.
증권가, 목표주가 200만원대로 일제히 상향
역대급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는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앞다퉈 상향 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 고영민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16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대폭 올렸으며,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180만원에서 205만원으로 상향했다. KB증권은 200만원, 메리츠증권도 17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목표가를 올려 잡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은 193만원에서 234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외국계 증권사 중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외국인 매수세와 코스피 랠리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가 뒷받침하고 있다. 5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 555억원, 기관은 1조 922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4조 8671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는 한국 정부가 양도소득세를 인하해 해외 투자금의 국내 환류를 유도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코스피는 2026년 들어 약 60% 상승하며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최고 성과를 기록 중이다.
월가도 주목, "8500까지 간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을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4월 20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포인트에서 8000포인트로 올렸다. 반도체 섹터를 제외하더라도 시장 전체가 약 48%의 견고한 실적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JP모건은 더욱 공격적으로 강세 시나리오 기준 코스피 목표치를 8500포인트까지 제시했다. IT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세를 근거로 기본 시나리오는 7000포인트, 강세장 시나리오는 8500포인트로 각각 높여 잡은 것이다. 노무라증권도 상반기 코스피 목표치로 7500~8000선을 제시했다.
HBM 70~80% 점유율, AI 초격차 전략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추정 70~8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자리매김했다. 회사는 "AI가 대형 모델 학습 중심에서 다양한 서비스 환경의 실시간 추론을 반복하는 에이전틱 AI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 기반이 D램, 낸드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D램과 낸드 전반에서 시제품 개발과 공급을 이어가며 다변화된 메모리 수요에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맥쿼리는 SK하이닉스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이 27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추격 속 시장 양극화
같은 날 삼성전자도 5.44% 상승했으나 SK하이닉스의 상승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형주 전반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SK스퀘어도 무려 17.84% 급등했다. SK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이미 4월 20일 기준 1027조원을 넘어섰으며, 이 중 SK하이닉스가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2025년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여 만에 SK하이닉스 단독으로 이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코스피가 70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AI 수요 폭증이 한국 증시의 역사적 랠리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