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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내궁내정] 침팬지와 돌고래, 누가 더 똑똑할까?… IQ·문제해결·도구사용 침팬지 vs 뇌피질·뉴런·협력·사고·소통 돌고래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침팬지와 돌고래는 전혀 다른 진화적 경로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다음으로 높은 인지 능력을 보유한 생물로 평가받는다.

 

전통적으로 3세 아동 수준의 지능을 가진 침팬지가 돌고래보다 더 영리하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연구들은 돌고래가 침팬지를 제치고 인간 다음으로 두 번째로 영리한 생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IQ로 환산하면 보노보 침팬지가 약 120, 돌고래가 70~90 수준으로 측정되지만, 이러한 수치는 인간 중심적 측정 방식의 한계를 지니고 있어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뇌 구조와 인지 능력의 차이


에모리 대학의 로리 마리노 교수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청백돌고래의 대뇌피질과 신피질은 매우 커서 "인지 능력을 판단하는 해부학적 비율이 인간의 뇌 다음"으로 평가된다. 돌고래의 뇌 피질은 인간처럼 깊게 주름진(convoluted) 구조를 보이며, 이는 표면적을 증가시켜 뇌세포 간 연결을 촉진하는 장치다. 노의 무게는 침팬지는 0.34kg, 인간은 0.9~1.8kg인데, 체중 대비 뇌 무게 비율에서 돌고래는 이 비율에서 인간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침팬지의 뇌는 약 3억4000만개의 뉴런을 보유하며,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전적 유사성(약 98.8%)을 공유한다. 반면 돌고래의 신피질은 절대적 뉴런 수에서 인간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약 372억개를 보유하는 종도 있으나, 구조적으로는 인간보다 얇고 원시적인 형태를 유지한다. 이는 두 종이 지능을 발달시키는 서로 다른 신경해부학적 경로를 거쳤음을 시사한다.

 

침팬지의 문제해결과 도구사용 능력…돌고래의 사회적 협력·추상적 사고 능력


침팬지는 동물 중 가장 광범위한 도구 사용 능력을 보유한다. 1960년 제인 구달이 침팬지가 나뭇가지로 흰개미를 낚는 모습을 관찰한 것은 "도구 사용은 인간만의 능력"이라는 통념을 깨뜨린 역사적 순간이었다. 현재까지 야생 침팬지는 흰개미 낚시용 막대, 견과류를 깨는 돌, 물을 모으는 스펀지 형태의 잎, 꿀을 추출하는 탐침 등을 제작하여 사용한다.

 

특히 콩고공화국 구알루고 삼각지대의 침팬지는 도구 세트를 미리 준비하는 계획 능력을 보인다. 이들은 흰개미 둥지를 뚫는 막대와 흰개미를 잡는 솔 끝을 가진 또 다른 막대를 함께 운반하며, 이는 미래의 필요를 예측한 정신적 계산(mental computation)을 의미한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성숙한 침팬지는 미성숙 개체보다 더 자주 도구를 운반했으며, 여러 도구 유형을 순차적으로 사용할 작업을 위해 도구 세트를 운반하는 행동도 관찰됐다.

 

반면 돌고래는 도구 사용보다 사회적 협력과 추상적 사고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하와이 대학의 루이스 허먼 박사는 돌고래가 TV 화면 속 훈련사의 명령을 즉흥적으로 따르는 능력에서 침팬지를 능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추상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집중 훈련 프로그램에서 돌고래는 "공", "나선 점프" 같은 단어와 행동을 결합한 수화 어휘를 빠르게 습득했으며, 역문법(inverse grammar)도 해석할 수 있어 보노보 침팬지와 유사한 언어 적성을 보였다.

 

의사소통과 사회성 비교


돌고래의 가장 독보적인 능력은 반향정위(echolocation) 시스템이다. 돌고래는 초당 40~130kHz 주파수의 클릭 소리를 방출하고, 물체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메아리를 수신하여 크기, 형태, 속도, 거리, 방향, 심지어 내부 구조까지 파악한다. 병코돌고래는 축구장 거리에서 탁구공 크기의 물체를 구별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돌고래가 이러한 반향정위로 얻은 음향 이미지를 다른 돌고래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돌고래는 각자 고유한 '시그니처 휘슬(signature whistle)'로 서로를 식별하며, 인간이 이름으로 구분하는 것처럼 자의식을 갖고 다른 개체를 구분한다. 특히 중간 지역 바다에 사는 돌고래는 태평양 서쪽과 동쪽에 사는 돌고래들의 언어를 모두 이해하고 통역까지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회적 협력 능력도 뛰어나 "tandem(동시)" 신호에 두 마리가 동시에 수면 밖으로 점프하거나, "create(창조)" 신호에 전에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행동을 함께 수행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침팬지 역시 복잡한 사회 구조를 형성한다. 거울 검사를 통해 확인된 자기인식 능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개체들도 자신만의 지각과 행동 목표를 가진 '의도적 행위자'임을 알아차리는 2차 상호주관성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관측됐다. 일부 연구자들은 침팬지가 다른 개체들도 각자 완전한 자기인식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완전히 인식하는 3단계까지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돌고래와 침팬지의 측정할 수 없는 지능의 영역

 

침팬지와 돌고래의 인지 능력 비교가 어려운 이유는 각자가 진화한 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침팬지는 육상 환경에서 손을 사용한 도구 제작과 복잡한 사회 계층 구조에 적응했고, 돌고래는 3차원 해양 환경에서 음향 기반 의사소통과 협력적 사냥에 특화됐다. 2014년 연구는 돌고래의 수중 및 공기 중 시력(2.5m 거리에서 12.6분 각도의 시각 예민도)이 영장류보다 낮지만, 반향정위를 통한 3차원 물체 식별 능력은 매우 정확하다고 밝혔다.

 

결국 "누가 더 똑똑한가"라는 질문은 인간 중심적 기준의 한계를 드러낸다. 동물 IQ를 측정하는 것은 언어를 사용할 수 없는 동물을 인간의 지능 측정 방식으로 비교하는 것으로,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침팬지는 계획과 도구 사용에서, 돌고래는 추상적 사고와 음향 기반 의사소통에서 각자의 진화적 니치에 최적화된 지능을 발달시켰다. 두 종 모두 자기인식, 사회적 협력, 문제 해결 능력을 보유하며, 이는 지능이 단일한 척도로 환원될 수 없는 다차원적 개념임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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