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의약품 제조·판매기업 제뉴원사이언스(대표 전광현,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39, 5층)가 2025년 7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적자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순손실 규모의 5.8배에 달하는 410억원을 지배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4.9% 급감해 사실상 본업에서의 수익창출 능력이 붕괴 직전까지 몰렸으며, 1051억원에 달하는 판매관리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623억원이 '지급수수료'로 처리돼 그 실체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로부터 300억원대 특허침해 소송에 피소된 상황에서도 이익잉여금은 전년 대비 18.9%(529억원) 급감하는 등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매출·영업이익·순손실 '3중 추락'
4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삼일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뉴원사이언스의 2025년(제6기) 매출액은 3,026억원으로 전년(3,136억원) 대비 3.5%(110억원) 감소했다.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의 추락 폭은 충격적이다. 2025년 영업이익은 불과 6억3,600만원으로 전년 126억원에 비해 무려 94.9%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0.21%에 불과해 사실상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제로 수준으로 수렴했다.
당기순손실은 70억원으로 전년(26억2,000만원 순손실) 대비 손실 규모가 167% 확대됐다. 2024년에 이어 2025년까지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으며, 주당순손실은 845원으로 전년(377원)의 2배를 넘어섰다.

"손실 내면서도 배당은 410억"… 오너에 현금 퍼주기
가장 눈에 띄는 이상 징후는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이례적으로 대규모 배당을 집행했다는 점이다. 감사보고서 자본변동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에 따르면, 제뉴원사이언스는 2025년 한 해에 중간배당 290억원(주당 3,502원, 배당률 700.40%)과 기말배당 120억원(주당 1,449원, 배당률 289.81%)을 합쳐 총 41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는 당기순손실 70억원의 무려 5.8배에 달하는 규모다. 전년도 배당금 169억원과 비교해도 142%나 급증했다.
배당금은 사실상 전액 지배주주인 '유피케이1 유한회사'(지분율 100%)가 수령했으며, 유피케이1의 최상위 지배자는 글로벌 금융그룹 '맥쿼리그룹리미티드(Macquarie Group Limited)'로 확인됐다. 적자 상태에서 수백억원의 배당을 집행한 것은 맥쿼리 계열 지배주주로의 현금유출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 결과 이익잉여금은 2025년 말 2,267억원으로, 1년 새 529억원(18.9%) 쪼그라들었다.

1051억 판관비의 민낯 … '지급수수료'가 623억원
영업이익이 6억원으로 쪼그라든 근본 원인은 판매비와관리비의 급팽창에 있다. 감사보고서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2025년 판관비 합계는 1,051억원으로 전년(959억원) 대비 9.6%(91억원) 증가했다. 매출총이익(1,057억원)의 사실상 전액을 판관비가 잠식한 셈이다.
판관비 내역을 들여다보면 구조적 문제가 보인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지급수수료'로 623억원에 달했다. 전년(527억원) 대비 96억원(18.3%) 증가한 수치로, 판관비 전체의 59.3%를 차지한다.
이 지급수수료의 구체적인 지급 대상과 성격에 대한 주석 상세 내용은 이연법인세와 관련된 일시적차이 항목에 '지급수수료 80억원'이 세무상 비공제 항목으로 기재돼 있을 뿐, 실질적 성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두 번째로 큰 항목은 '무형자산상각비'로 252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0년 설립 당시부터 계상된 영업권(당초 취득원가 1,488억9,100만원)을 7년에 걸쳐 상각한 결과다. 영업권 장부가액은 2024년 637억원에서 2025년 425억원으로 212억원이 줄었으며, 앞으로도 매년 200억원대 상각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밖에 급여 76억원, 광고선전비 5억2,100만원, 연구비 34억8,3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자회사 발목…지분법손실 121억원
제뉴원사이언스는 100% 자회사인 ㈜제뉴파마에 대해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당기 중 지분법손실로 121억3,800만원을 인식했다. 전년에도 132억5,200만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의 장부가액은 2024년 1,322억원에서 2025년 1,121억원으로 2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자회사 제뉴파마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42억8,000만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매출 1,252억원), 수년간 누적된 투자차액 상각 부담이 모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25년 당기 중 투자차액 상각액만 162억원에 달했다.
무형자산 509억 · 영업권 425억… 잠재 손상 리스크
2025년 말 기준 무형자산 합계는 509억원으로, 이 중 영업권이 424억5,000만원으로 83.4%를 차지한다. 영업권 취득원가는 1,488억9,100만원이었으나 상각누계액이 1,064억3,600만원에 달해 실질 장부가액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일반기업회계기준상 영업권은 손상이 발생해도 추후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영업환경 악화 시 추가적인 손상차손 가능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노바티스에 피소…300억원대 특허소송 진행 중
현재 3건의 소송이 계류 중이다. 당사가 원고인 소송으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한 '라니티딘 부당이득반환' 소송(소송가액 941만원)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진행 중이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당사가 피고인 소송이다.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제뉴원사이언스를 상대로 '사쿠브이필름코팅정' 특허침해 관련 소송 2건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는 특허침해금지 및 예방청구 소송(소송가액 100억원), 서울고등법원에는 특허침해금지 가처분 사건(소송가액 200억원)이 각각 계류 중이다. 두 소송의 합산 소송가액은 300억원에 달한다.
패소할 경우 심각한 재무적 타격이 불가피하며, 해당 제품의 생산·판매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연속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재무안전성 지표…부채비율 양호하나 유동성 우려 내재
부채 관련 지표는 표면적으로는 양호하다. 2025년 말 기준 부채총계는 48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2.4%, 유동비율은 344.9%로 집계됐다.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은 모두 '0'으로, 금융부채 의존도가 낮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금성자산은 572억원으로 전년(415억원)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우려 요인이 적지 않다. 반품충당부채가 전년(8억7,600만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19억2,100만원을 기록하는 등 반품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자산총계는 4,358억원으로 전년(4,801억원) 대비 443억원이나 축소됐다. 대규모 배당 지급으로 인해 재무활동 현금유출이 458억원에 달한 반면, 투자활동 현금유입은 16억5,000만원에 그쳤다.
2년 연속 적자에도 경영진 보수, 무려 43억4000만원
2025년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된 급여는 39억9,100만원, 퇴직급여는 3억5,300만원으로 합계 43억4,000만원이었다. 전년(48억3,700만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회사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경영진 보수는 40억원대를 유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수관계자 거래…자회사와 140억원대 매출 거래
종속기업 ㈜제뉴파마와의 거래를 보면, 제뉴원사이언스가 제뉴파마에 판매한 매출이 139억6,100만원, 매입은 65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매출(157억3,100만원)보다 줄어든 수치다. 당기 중 종속기업에 60억원을 단기대여하고 전액 회수했으며, 당기말 현재 매출채권 37억1,200만원, 미수금 3억3,200만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맥쿼리發 '수익 추출 구조' 논란
기업재문분석 전문가는 "제뉴원사이언스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본업 수익성이 거의 소멸된 상황에서 지배주주인 맥쿼리 계열 특수목적법인(유피케이1 유한회사)으로의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반복되는 구조가 뚜렷이 드러난다"며 "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해에 41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623억원에 달하는 지급수수료의 실체가 불투명하며, 노바티스 300억원대 특허 소송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전형적인 사모펀드의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 이후 수익 회수' 구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이해관계자 보호 측면에서 해당 지배구조와 자금 흐름에 대한 면밀한 감시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