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도가 2025년 2분기 미국 스마트폰 수출 1위 국가로 중국을 제치고 이름을 올렸다.
시장조사기관 Canalys와 Statista, CBNC 등 복수의 글로벌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인도산 스마트폰의 미국 수출 점유율은 2025년 2분기(4~6월) 기준 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1년 전(2024년) 13%에 불과하던 인도가 ‘대이변’을 만들어낸 것이다.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61%에서 25%로 급락했다. 베트남도 이번 변화의 수혜국으로 부상하며 3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공급망, 인도 중심으로 재편
인도 스마트폰 제조업의 대미 수출량은 1년 만에 240% 급증했고, 2025년 상반기 수출량만 3900만대를 기록했다. 인도의 전체 모바일 생산량도 2014-15년 1.8만 크로르(약 2.06억 달러)에서 2024-25년 54.5만 크로르(약 624억 달러)로 폭증했다. 스마트폰 수출액은 127배 뛰어 2.0만 크로르(약 22.9억 달러)까지 성장했다.
애플,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으로 제조지 대이동
이 변화의 중심에는 애플(Apple)이 있다. 애플은 미국-중국 간의 무역갈등 심화, 관세 압박에 대응해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가속화했다. 2025년 상반기 애플의 인도 수출량은 20.4만 대를 넘어 1년 전 대비 53~57% 증가했다.
2025년 상반기 인도산 아이폰의 77%가 미국 시장으로 수출됐으며, 이는 전년 동기 54%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특히 아이폰 16이 인도의 전체 스마트폰 수출 중 18%를 차지하며 인도 수출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제조기업 타타(Tata)는 2025년 1~5월 기준 7.5만대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올리며 폭스콘에 이어 주요 생산 파트너로 부상했다.
삼성·모토로라 등 스마트폰 제조공장 이전 행렬 가속
애플 외에도 삼성은 인도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268% 증가했고, 모토로라 역시 미국행 출하량이 7배 가까이 뛰면서 거의 95%의 출하량을 미국에 집중했다. 베트남도 공급망 이전 수혜국으로 등극하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30%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인도에서는 폭스콘이 97%의 아이폰 생산분을 미국에 수출했고, 타타 역시 주요 생산 파트너로 부상했다.
인도 제조 생태계의 질적 도약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등 제조업 육성 정책 효과도 절대적이었다. 2014-15년 2개에 불과하던 생산공장 수는 2024-25년에는 300개로 150배 증가했다.
전체 전자제품 및 모바일 제조 수출액은 4.35억 달러에서 37.47억 달러로 약 8.6배, 휴대폰 부문만 따지면 127배 신장됐다. 수입의존도 역시 75%에서 0.02%로 사실상 자립형 구조 전환에 성공했다.
관세·정책 불확실성, 미래에 변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8월 인도산 상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으나, 스마트폰은 상무부의 조사 완료까지 한시적으로 면제되어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을 제조할 경우 별도의 25% 관세 부과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어, 연말 정책 방향성에 따라 업계 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외 제조사들이 앞으로도 공급망 재편과 정책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