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K-방산이 유럽과 중동 시장에서 현지 영업망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현지법인과 사무소를 잇따라 설립하며 해외 진출 교두보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안보 위기 심화에 따른 무기 수요 급증에 대응해 현지 밀착 전략으로 대규모 추가 수주를 노리는 모습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5년 6월 폴란드에 유럽법인을 설립했다. 이 법인은 KAI의 전략 자산 수출 지원과 품질 보증 업무를 전담하며, 폴란드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전역에 대한 마케팅과 현지 고객 대응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KAI는 기존에도 폴란드와 프랑스에 별도 사무소를 운영해오며 유럽 시장 공략을 확대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하반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을 총괄하는 법인을 본격 가동한다. 이 법인은 기존에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에 둔 사무소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며, 연구개발(R&D), 전략 및 정부 협력 분야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한화는 폴란드에서는 약 6000억원을 투자해 현지 방산업체 WB그룹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 다연장 로켓 ‘천무’에 탑재되는 유도탄을 생산하고 폴란드 내 포탄 생산시설 확보도 검토하는 등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IG넥스원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위치한 현지 사무소를 확장 이전했다. 이를 통해 중동 지역 내 수출 경쟁력과 글로벌 사업역량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라크 국방부와 3조7135억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2500억원 규모의 ‘천궁-Ⅱ’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동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현지 맞춤형 솔루션 제공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연구개발, 사후 관리에 주력하며 중동 내 첨단 무기체계인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에 대한 관심과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 시장의 급변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유럽과 중동은 K-방산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유럽 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정세 불안 등이 무기 수요 확대를 불러오면서 K-방산 기업들은 현지 생산시설 증설, 협력사와의 조인트벤처, 전담 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현지법인 설립과 영업망 확대는 단순한 시장 진출을 넘어 안정적인 공급과 기술 지원, 정부 협력 강화를 통한 장기적 수주 확대라는 전략적 목표를 반영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방산은 폴란드, 프랑스 등 유럽 여러 국가와 중동 각국 현지에 법인 및 시설을 마련하며 해외 사업 기반을 굳건히 구축 중이다"면서 "특히 내년부터는 현지 생산 및 품질 지원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화 전략은 한국 방산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