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가 국내 증권사 사상 최초로 300만원을 돌파하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장기 낙관론이 투자은행(IB)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현실화되고 있다. 5월 7일 SK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00만원으로 제시하며 국내 증권가 최고치를 경신했고,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도 목표가를 27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한동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경기 우려를 반영해 하향했던 목표 PER을 이전 수준으로 복원했다"며 목표가 300만원의 근거를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5.2배에 불과해 다른 AI 관련 주식 대비 극심한 저평가 상태라는 판단이다. SK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26년 영업이익을 262조원, 2027년 영업이익을 376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김영건 애널리스트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HBM3E 수요 확대와 엔비디아 중심의 공급자 우호적 환경 속에서 SK하이닉스의 2026년 HBM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5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 시장 규모가 2026년 546억달러(전년 대비 58% 증가)로 팽창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한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1분기 매출 52조 5,763억원, 영업이익 37조 6,103억원(영업이익률 72%)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8%, 영업이익은 405% 급증했으며, 순이익도 40조 3,459억원(순이익률 77%)에 달했다. 이는 1분기 비수기 시즌임에도 AI 수요 강세로 HBM, 고용량 서버용 D램,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된 결과다.
노무라증권은 4월 24일 SK하이닉스 목표가를 193만원에서 234만원으로 상향했으며, KB증권도 목표가를 19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렸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가 2026년 257조원, 2027년 394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글로벌 영업이익 상위 3위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잇따라 목표가를 200만원대로 상향하며 밸류에이션 확장기 진입을 예고했다.
반면 BNK투자증권은 4월 27일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 130만원을 유지하며 하반기 모멘텀 둔화를 경고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익성 개선 둔화와 단위당 생산비용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추격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슈퍼사이클 기대를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시각을 대변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4월 30일 SK하이닉스의 장기 외화표시 발행자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상향하고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피치는 "SK하이닉스의 EBITDA 레버리지가 2025년 0.4배에서 2026년 0.1배로 개선되고, 2026년 순현금 전환이 예상된다"며 HBM 리더십과 재무구조 강화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로써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 무디스, S&P가 모두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동일 수준으로 상향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5월 4일 주가가 장중 141만원까지 급등하며 시가총액 1,031조원을 기록,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증시에서 두 번째로 시총 1,000조원을 돌파했다. 4월 1일 636조원이었던 시총은 1개월 만에 약 400조원 증가했으며, 연초(493조원) 대비 2배 이상 몸집을 불렸다. 5월 7일에는 165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증권의 한동희 애널리스트는 "2분기 메모리 가격 강세, 2027년까지 전 HBM 제품에 걸친 가격 인상, 장기 공급계약(LTA) 확대, 2027년까지 이어질 공급 부족이 실적 상향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동시에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25년 2분기 HBM 출하량 점유율 62%, 3분기 매출 기준 57%를 차지하며 과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소 2026년까지 SK하이닉스가 HBM3·HBM3E 분야에서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며 전체 HBM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HBM4 출하가 본격화되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이익 구조 자체가 과거 범용 D램 중심에서 AI 특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환되는 패러다임 전환이 완성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300만원 목표가가 단순한 실적 전망이 아닌 메모리 반도체의 구조적 수익성 개선과 AI 시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동시에 반영한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BNK투자증권의 보수적 전망이 시사하듯 하반기 수요 둔화 가능성과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경계감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