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중국이 자국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에서 세계 최초로 에어프라이어(열풍 오븐)를 활용해 스테이크와 닭날개를 직접 구워 먹는 데 성공하며, 우주 비행사 식단의 혁신적 변화를 선보였다.
이는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우주 식생활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 미·러를 중심으로 형성된 양대 우주 강국의 우주 의식주 경쟁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닭·스테이크까지…우주정거장에 등장한 에어프라이어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2025년 11월 중국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21호’가 톈궁에 도킹한 뒤, 우주비행사들은 지상으로 송신한 영상에서 6개의 닭날개와 두꺼운 스테이크를 에어프라이기에 넣고 직접 조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약 28~30분 만에 노릇하게 구워낸 닭날개와 스테이크는 곧 우주비행사들의 식사가 됐다.
기존 우주에서는 중력, 화재 위험, 밀폐된 공간의 배기 문제 등으로 튜브에 담긴 고기 페이스트 같은 가공식만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조리 중 발생하는 기름 연기는 안전상의 한계였다.
중국 우주비행사 과학연구훈련센터는 고온 촉매·다중필터 기술을 통해 ‘우주 전용 에어프라이어’를 개발, 기름 연기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다. 센터 연구진은 “후드와 에어프라이어의 결합 방식으로 조리 중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우주 조리 도구로서의 안전성까지 실현했다.
190여종 메뉴·‘우주 채소밭’…식생활의 혁신
톈궁에서는 식물재배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현재 상추, 방울토마토, 고구마 등 7종 식물이 재배되고 있으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누적 4.5kg 생산됐다. 실제 선저우 21호 승무원들이 선택 가능한 식품은 190여종에 달해 10일 동안 메뉴 중복 없는 식단이 가능하다.
최초 우주인이었던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1961년 고기 페이스트 튜브를 먹던 시대와 비교하면, 우주식탁의 발전은 실로 눈부시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예산 삭감, 우주 프로그램 축소, 민간기업-정부 간 갈등 등으로 최근 우주분야 연구가 정체를 겪고 있다. 예컨대 NASA의 ‘아르테미스’ 달 착륙 프로젝트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개발지연으로 표류 중이며, 미국 교통부 장관은 “중국과의 우주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2024년 기준 NASA의 총예산은 약 272억 달러, 중국 CNSA(국가항천국)의 우주예산은 약 110억 달러로, 중국이 빠르게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추세다.
기술·식생활 모두 앞서는 중국의 우주전략
중국은 2003년 ‘창어 프로젝트’ 수립 이후 달 착륙(2013년, 창어 3호), 달 뒷면 샘플 회수(2024년), 자체 우주정거장 구축(2022년 톈궁 완성)까지 단기간에 혁신적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은 무인·유인 탐사, 우주거주, 식량·생명공학, 우주 생산기술을 모두 연계한 정책적 지원 아래, ‘전 과정 우주 생활환경’ 구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퓨 리서치센터와 유럽우주국(ESA) 연구보고서는 “중국은 우주 의식주 전 분야에서 응용·기술력·운영 능력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음식·보급 시스템부터 거주환경·의료기술까지 미국·러시아를 위협하는 혁신적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우주 식생활, ‘중국이 새 기준 세운다’
중국이 세계 최초로 우주전용 에어프라이어로 신선한 스테이크와 닭날개를 조리하며, 우주 환경에서 인간의 식생활이 한 차원 도약했음을 입증했다. 우주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도전은 식량자급, 우주 거주환경, 인간 중심의 기술혁신, 그리고 미래 우주경제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