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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차트] '극단시도' 한강다리 1위 '마포대교'···난간높이고, AI도입 '대책 고도화'

서울 한강다리 중 ‘마포대교’ 자살시도 건수 가장 많아
마포대교 622건 신고, 한강·양화·한남·동작대교 순
한강다리 난간 50㎝ 높이자… 극단선택 확 줄었다

롯데월드타워 123층에서 바라본  한강과 한강교량들 [뉴스스페이스DB]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한강다리가 처음 생긴지 어느새 120년이 지났다.

 

노량진과 제물포를 잇는 경인선이 1899년 만들어지면서, 노량진에서 한강 북쪽의 용산으로 가기 위해 다리가 필요해 1900년 한강다리가 최초로 만들어졌다. 그 다리가 바로 한강철교다.

 

2023년 기준 한강 다리는 가장 최근 개통된 월드컵대교를 포함해 현재 32개. 서울시에는 28개가 있다. 

 

이 다리 중 가장 불명예스러운 닉네임을 달고사는 다리가 '마포대교'다. 서울 한강교량 중 자살시도가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김길영 서울시의원(국민의힘, 도시안전건설위윈회)이 10월 10일 소방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2021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자살시도 건수를 밝혔다. 자살시도 건수는 한강 교량 위 '자살할 것 같음' 등의 사유로 119신고 접수돼 출동 조치한 건을 기준으로 집계됐다.

 

자살시도 건수는 2021년 626건에서 2022년 1000건으로 60% 가량 늘어났고 자살시도 총 2345건 중 마포대교가 622건 가장 많이 신고됐다. 올해(1~9월)는 719명이었다.

 

이어 한강대교(232건), 양화대교(172건), 한남대교(158건), 동작대교(138건) 순으로 나타났다.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신고 전화가 가장 많았던 곳도 마포대교(5609건)였다. 총 신고 건수(9492건)의 절반이 넘었다.

 

이처럼 '마포대교'가 오명을 갖게 된 이유는 한강다리 접근성이 다른 다리에 비해 좋기때문이다. 지하철역등의 대중교통으로의 접근뿐만 아니라 도보로도 한강다리를 건널수 있을정도로 접근성이 우수하다.

 

김길영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은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교량 위 자살 시도 증가 이유와 해결 방법에 대해 재난안전관리실과 논의할 것"이라며 "시도 건수가 집중된 교량 우선으로 방지 대비책을 서울시와 함께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살시도 건수 증가와 함께 서울시 차원의 대비책도 인공지능(AI) 활용 시스템, 난간 높이기 공사등 한층 더 고도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자살 방지를 위해 2012년 보행자 움직임을 센서가 감지해 투신 시도자를 위로하는 문구와 불빛이 나오도록 했으나 실효성 논란 끝에 2019년 이 장치들은 철거됐다. 2013년에는 '한강수난사고 긴급구조 CCTV 영상감시 시스템'을 도입해 다리에서 난간으로 다가가거나 가만히 서 있는 등 투신 의심 사례 발견 시 구조대를 현장에 출동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1년에는 4개 수난구조대(여의도·반포·뚝섬·광나루)에 흩어져 있던 모니터링 체계를 통합해,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 시스템도 도입했다. AI가 CCTV 영상을 딥러닝으로 학습해 투신 시도자의 행동 패턴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그 결과 자살 시도로 실제 숨진 사람은 2021년 13명에서 올해 2명으로 줄었다.

 

특히 2021년 자살시도가 빈번한 마포대교와 한강대교의 난간을 1.65m로 높이고, 난간에 올라서기 어렵게 하는 구조물이 설치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난간 높이를 높여 자살 시도 시간을 지체시킨 뒤 구조대가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올해 말 잠실·한남·양화대교 등의 준공후 모니터링 등 효과 분석을 통해 서강대교와 원효대교의 난간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잠실·양화·한남대교 3곳에서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인 안전난간은 사실상 극단적 선택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게 만들어졌다. 한강대교와 마포대교 안전난간이 난간 높이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면 그보다 개량된 것이다.

 

기존 한강 교량에 설치된 난간은 높이가 1.2m에 불과한 반면 안전난간은 높이가 1.65∼1.7m로 성인 남성 평균 키만큼 높아졌다. 안전난간 상단 부분도 원통 모양이라 손으로 잡으면 회전하도록 돼 있다. 또 발을 사이에 넣지 못할 만큼 촘촘한 철망을 난간 상단부터 바닥까지 설치했다. 실제로 한강대교의 경우 매년 2∼3명의 사망자가 나왔지만 안전난간 설치 이후 최근 3년간 총사망자 수는 1명에 불과했다.

 

이 밖에 시는 인공지능(AI) 기반 CCTV 설치도 확대할 계획이다. 2021년에 구축된 AI CCTV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객체가 난간 근처에 300초 이상 머무르면 한강 교량 CCTV 통합관제센터에 알람이 울리고 관제사가 영상을 보고 투신 위험자라고 판단하면 순환구조대 등이 투입되는 방식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운영하는 SOS생명의전화(한강 교량에 설치된 긴급 상담 전화)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개 교량에 총 75대 설치된 SOS생명의전화는 201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12년간 총 9492건의 자살위기상담이 진행됐다. 이 중 투신 직전의 자살위기자를 구조한 건수는 2103명에 달한다.

 

SOS생명의전화를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는 교량 내 인적이 드문 밤 9시부터 자정까지 2445건(25.8%)이었으며, SOS생명의전화로 위기 상담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온 곳은 마포대교가 5609건(59.1%)으로 가장 많았다.

 

SOS생명의전화는 자살을 고민 또는 시도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다.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를 설치하고 한국생명의전화와 함께 365일 24시간 전화 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상담 시 긴급상황이 감지되면 119 구조대 및 경찰과 연계해 생명 구조 작업을 진행하며 상담과 구조를 동시에 진행하는 종합 자살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생명보험재단 이장우 이사장은 "SOS생명의전화를 꾸준히 운영하며 자살예방 종합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 자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일상회복 후에도 경제불황 등과 맞물려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데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확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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